젊은 교사들의 반란, 공교육의 희망(조선일보)

젊은 교사들의 반란, 공교육의 희망(1)

  • MSN 메신저 보내기
  • 뉴스알림신청
  • RSS
  • 글자 작게 하기
  • 글자 크게 하기
  • 프린트하기
  • 이메일보내기
  • 기사목록
  • 스크랩하기
  • 블로그담기

입력 : 2009.07.05 15:12 / 수정 : 2009.07.05 17:10

'참사람 만들기 전문가' 김혜린 선생님과 아이들.
‘초등교육은 1년치 로또’라는 얘기가 있다.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내 자녀의 1년은 3월2일 전에 이미 결정된다’는 말도 떠돈다. 저학년 초등학교 시절이 전체 교육생애(生涯)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당연히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교육열정과 지적수준’ 등에 관심이 지대하다. 자녀 수 감소, 교육열 심화로 인해 담임교사에 대한 기대치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 다행히 최근 일부 젊은 선생님들의 눈부신 활약상이 인터넷을 통해 화제를 모으면서 학부모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조선닷컴은 공교육 현장을 지키는 젊은 피 교사들의 대활약상을 연재한다./편집자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미담(美談)의 주인공이 된 ‘참사람 만들기 전문가’ 김혜린(28·인천 마전초등학교) 교사. 김씨는 불우하거나 불량한 학생들을 각별한 애정으로 보살펴 많은 결실을 맺어왔다. 그 중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불량 중고등학생들의 심복 역할을 하던 5학년 ‘주먹짱’ A군이 김씨의 보살핌 아래 성실한 학생으로 자라난 이야기는 학교 안팎에서 수년간 회자되고 있다.

장난이 심해 온몸은 상처투성이였고, 아침을 챙겨줄 어른이 없어 항상 200원짜리 문방구 불량식품으로 대신하던 A군. 반항심이 강하고 아이들을 괴롭히기 일쑤여서 모든 선생님과 급우들이 손사래를 치던 ‘악동’이었다.

한용희 선생님과 아이들.
햇병아리 교사였던 김씨는 매일 상담을 통해 A군의 말벗이 되어주었고, 가정 방문과 방과 후 보충 지도를 거르지 않았다. 난생 처음으로 타인의 관심을 경험한 A군은 머지않아 다른 아이로 변했다. 교실에서 김씨가 지갑을 도난 당했을 때 학교 전체를 뒤져 찾아줬고, 운동회 계주 시합 때는 ‘죽기 살기로 뛰라’는 김씨의 지도를 그대로 따라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어느덧 고교 1학년생이 된 A군은 지금도 전화나 메일로 자신의 근황을 김씨에게 알려온다.

석사 학위까지 소지한 실력파 교사 김씨는 교육에 대해 “교사와 학생이 함께 가르치고 배워 나가는 것”이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가령 체육 시간에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돌라고 지도하면 저 역시 함께 줄을 서 달립니다. 선생님부터 열심히 달리니 귀찮아하거나 힘들다고 쉽게 포기할 아이는 없습니다. 교사도 함께 해봐야 학생의 힘든 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김경희(25·경기 연천군 전곡초등)교사가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각은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 좀 이르다. 등교를 기피하는 학생들의 집을 찾아 데려오기 때문이다. 그 중 B군은 어머니가 없고 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일을 나가 혼자 생활해야 하는 아이였다. 처음엔 집에 전화도 해보고 한 동네에 사는 학급회장에게 데려오라고 시키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씨는 아예 하루를 B군과 함께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매일 아침 B군을 출석시킨 후 개별 보충 학습과 상담은 물론, 음악회나 영화 관람 등 문화 체험에도 정성을 기울였다. 교내 ‘대부모-대자 프로그램’도 김씨의 노력을 충실히 뒷받침했다. 그 결과 B군은 아침 일찍 등교하고 교우관계 원만한 ‘평범한 학생’이 될 수 있었다.

“결국 최고의 교육은 관심과 정성이죠. 그러면 아이들은 마음을 엽니다. 간혹 등교를 거부할 정도로 학교를 싫어하는 학생들도 관심과 정성으로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었습니다.”

밤이 되면 김씨는 야학(의정부 노성야간학교) 교사로 근무한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늦게 퇴근하는 생활이 힘들지 않느냐’ 질문에 김씨는 ‘씩’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직은 어리고 부족하지만 교직의 의미를 느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지금의 열정을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한용희(26·경북 영주시 평은초등학교) 교사는 입소문을 타고 한 인터넷 사이트에 소개된 바 있는 인기 선생님. 한씨는 전교생이 고작 31명밖에 안 되는 작은 학교 근무를 자원해 5명이 전부인 5학년을 지도하고 있다. 대도시와 멀리 떨어져있지만 학생들은 한씨로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내용교습법(PCK)을 연구해 학생들의 이해력·암기력을 동시에 향상시키고, 수업에 파워포인트, 포토샵,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오지의 학생들이 정보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한다. 평은초등학교 5학년생 안소현(11)양. 선생님의 교육지도 덕분에 학교생활이 즐겁다. “어려운 것은 그림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해주신 덕분에 그렇게 싫던 수학, 과학도 좋아하게 됐어요. 소소한 일까지 관심을 가져 주셔서 반 아이들은 물론, 우리 할머니까지도 선생님을 좋아해요. 우리 선생님과 공부할 때가 제일 즐거워요.”

by yungtak2 | 2009/07/05 21:40 | 영어 및 교육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